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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고추 말리는 중(고추 수확과 건조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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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담맘 작성일13-08-18 17:46 조회12,2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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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말 너무 너무 심한 폭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추는 수확해야 하고...
참, 어려운 고추 농사...

너무 더워 낮에는 고추수확을 할 수 없어.
동네할머니들은 아침 새벽같이 와서 오전일만 하고
돌아가십니다.
그렇게 이틀을 일하시면 하루 품을 쳐드리는데
농가의 입장에서는 일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서운한 생각도들지만,
이 폭염속에서 무슨일 생기는것보다는 낫겠지요...

평지밭은 큰파라솔을 이용하여 하루종일 따지만 이것역시
쉬운것은 아니지요.
그러다 보니 쬐매 젊으신분 차지가 되고...
또 비탈은 파라솔도 힘이 드니, 결국은 주인 차지가 된답니다.

첫물고추를 빨리 따야 되는 상황이고...
비탈밭에 폭염에....주인 차지가 되어 연 이틀 무리를 하였더니.
오늘은 결국 탈이 나 버렸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춥고 토할것 같고...

하여튼 이런 저런 우여곡절끝에 첫물고추 수확은 마쳤습니다.

고추를 수확하면...
일단은 세척을 하게 되지요..


저희들이 탄저병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유기농 약제인 석회보르도액때문에
손으로 두번을 세척한 후, 마지막으로 기계에 들어갑니다.
저희들에게 고추세척기는 그냥 헹굼의 의미랍니다....
세척을 하는 동안 저는 안좋은것들 상처난것들을 골라 냅니다.
보통 말린고추 100근을 세척하려면 4시간이상이 걸린답니다.
어떤때는  새벽까지 세척을 하기도 하지요...


세척해서 나온 모습입니다.


그런 다음 하우스에 널어서 2일정도 말린답니다.


보통 태양초라고 하면 꼭지색깔로써 구분을 하지요...
꼭지가 하얀것(노란것)은 태양초라고...

여태까지의 경험상으로 보면(저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고추를 말리는 과정에 햇빛을 보게되면 분명 고추가루의 색깔이 고와진답니다.
물론, 이것은 완숙된 고추를 수확했을 경우입니다.
덜익은 고추는 희나리라고 빨간색이 오히려 탈색이 되어버리지요...
그래서 태양초가 더 좋다고들 하십니다.
하지만 한번쯤 생각을 해봐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리, 태양에서 완벽하게 말릴려면 날씨가 연속 10일이상 좋아야 합니다.
만약 중간 3-5일쯤 날이 안 좋아지면 물러지는 경향이 발생하지요...
그렇게 때문에 대량으로 하는 농가에서는 솔직히 쉽지 않은것이 태양초고추말리기입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곳을 본 걸로는
태양초를 말리는 방법도 여러가지입니다.
세척후 하우스(밀폐)-건조기......세척후 하우스(개방)-건조기....세척후 건조기-하우스
등등의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노하우만으로 말리지요...

저희는 세척후 하우스(개방)-건조기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날이 요즘처럼 너무 너무 더울때는 하우스에서도 디인다고 표현을 하시는데...
타는 경향이 있지요..
그래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차광막을 씌우고 있답니다.
저것 씌우고 벗기고....한 몫을 하지요...ㅎㅎㅎ

참...아주 중요한 한가지...
제발 고추꼭지의 색깔로서 고추를 판단하시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고추가 햇빛을 보면 고추꼭지 색깔부터 변하는것은 맞는데.
저렇게 하우스에 널어놓으면 아주 깔끔하게 한겹으로만 고추가 깔리지 못하니
밑의것들은 햇빛을 못보고
뒤집어지지않는것들도 뒷면은 햇빛을 못보고..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한답니다.
저희 고객들만이라도 이런점을 좀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랍니다.


10년동안 고추를 말리면서 시행착오중 버린것들이 너무도 많아서

올해의 원칙은.....
날씨가 나쁘면 무조건 건조기에 넣는다...
날씨가 좋아도 2일간만 하우스에 늘고 건조기에 넣는다...
세척하고 하우스널고 건조기로 다시 넣고....
참 힘든 작업이지만 고추의색깔도 중요하고 건조기의 기름도 아껴볼려고하는데....
과연 언제까지 저리할 지는 장담하기 힘드네요...
고생을 생각하면 가격이 받쳐 주지를 못하지요...ㅎㅎㅎ

그리고 저희는 고추가격을 결정함에 있어 태양초, 화건초를 생각하지 않고
"유기농고추"만으로 결정을 함으로 너무 힘이 들때는 솔직히 세척하고 바로
건조기로 넣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요...

고추가 다 말라서 나오면
시간이 될때마다 방 안 한가득 부어놓고
선별을 합니다.


선별한것들은 다시 큰비닐을 덮어씌워 서늘한곳에 보관후
배송전에 포장을 하여 보낸답니다.


고추는 쿠키처럼 바짝말려도 주변의 습기를 스스로 흡수하는 성향이 강하여
요즘처럼 습도가 높을때는 보관하기가 힘이 들지요.
하지만 속까지 완전이 말린것이므로 방앗간을 가실 때에는 꼭지 제거한 후
햇빛을 2-3시간정도 보게 한 후 분쇄하시면 좋답니다....
그리고 냉동보관해서 드시면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구요....

내일, 모레는 아무생각없이 좀 쉬어야 겠습니다.
그래야 다음주 중반부터 다시 두물고추 수확을 하겠지요...
두물고추 수확시기를 여기서는 한물고추라고 합니다.
한달정도는 수확하고 건조하는것만도 정신이 없지요...
덕분에(?) 저희들에게는 추석이 별 의미가 없답니다.
시댁이 먼 관계로(동서횡단으로 7시간 소요) 추석에는 집에서
세식구 하루쉬는것으로 만족을 한답니다..

고추농사 지으면서 처음으로 고추수확과 세척과정을 자세히(?) 적었습니다.
처음 몇년은 잘 몰라서...
다음 몇년은 정신이 없어서...
올해는 더위먹은 덕에 하루종일 뒹굴뒹굴하면서
이것저것 못한것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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